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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Column] Korean Pizza, 프라이드 이야기

글쓴이 : Keith 날짜 : 2014-09-04 (목) 09:02 조회 : 2589
 
 
CYMERA_20130922_190815.jpg
[말레이시아의 어느 한국식당의 벽면 장식] 
 
'No shout in Singapore!' 차이나타운 근처에서 택시 승차거부를 당한 후, 'Why not?'으로 언성을 높이자, 뒤이어 상기된 표정으로 싱가포르 택시 기사가 외친 표현이다. 곧, 여기는 싱가포르이니 외국인인 당신이 큰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는 의미와 싱가포르인이라는 사실에 대한 자부심이 읽혀졌다. 지난 주말에 리틀인디아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버스는 이미 인도인들로 만원인 상태. 버스기사는 대부분의 승객이 인도인인데도 연신 만다린으로 무언가를 요구한다. 정황으로 봐서 승객이 더 타야 하니까 안으로 조금씩 들어가라는 얘기인 듯하다. 인도인은 알아들었다는 듯이 한 발짝씩 통로에서 뒤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싱가포르 정부가 공용어로 영어를 채택했건만 공공장소에서 자신만만하게 만다린으로 외쳐댄 것. 한참을 지나 어느 정류장에서 한 중국계 노인이 버스를 탔다. 대부분의 좌석을 인도인들이 차지했는데, 그들은 노인이거나 말거나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것은 고유의 관습과 도덕률의 문제일 텐데, 갑자기 옆에 있는 중국계가 영어도 아닌 만다린으로 뭐라고 언성을 높인다. 그러자 인도계는 순순히 자리에서 일어나 좌석을 양보한다.
위 세 가지 에피소드는 최근에 실제로 겪은 것이다. 싱가포르인의 자부심, 중국계가 다수를 차지하는 싱가포르에서 만다린을 쓴다는 것 자체가 기득권을 지닌 것인 양 행세하는 모습, 소수민족인 인도계에 대한 배려도 없이 만다린을 쓰면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버젓이 한 셈이다. 지나친 자신감 혹은 더 나아가 오만함으로도 비쳐질 수 있는 부분이다. 작년에는 한국인도 싱가포르인의 폭력에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인 범법자를 단죄하지 않고 미결로 남겨진 사실을 오롯이 기억하고 있다.
그 동안 싱가포르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지만, 싱가포르인의 뼈 속 깊숙이까지 선진국에 걸맞은 문화나 의식을 지녔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로에서 신호를 준수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행위는 의식의 선진화라기보다 벌금이 무서워서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싱가포르인의 자부심만큼은 부럽기만 하다.
싱가포르에 있는 어느 일본식당에 갔을 때다. 어떤 국적의 손님이 오건 종업원은 오로지 일어로 손님을 맞고 좌석을 안내한다. 식사가 끝마치고 갈 때면 의례히 다시 오라는 인사를 건넨다. 물론 일어로 말이다. 반면, 싱가포르의 한국식당은 어떤가. J식당의 경우는 현지인을 채용했지만 어눌한 발음으로 '어서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서 무척 인상이 깊었지만, 다른 곳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인이 가서 또렷한 한국말로 '김치찌개 주세요', '잡채와 불고기 덮밥 주세요'라고 해도 종업원이나 주인인 듯한 한국사람도 영어로 되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말을 쓰는 것이 부끄러워서일까, 영어를 잘 구사한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서일까. 일본과 비교를 해서 유감이지만, 싱가포르에 170개 넘는다는 한국식당의 주인들이 일부러라도 한국말로 인사하고, 주문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작은 실천이 한국에 대한 자부심의 발로로고 하면 지나친가? 기실 한국 노래나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를 틀거나 전통 장식으로 인테리어를 했다고 해서 전부는 아닐 것이다. 태권도의 모든 용어가 한국어이듯, 스시Sushi가 표준영어로 등재가 됐듯, 한국의 자랑스러운 음식문화를 선보이면서 그 고유명사를 숨길 이유도 전혀 없을뿐더러 한국말을 써도 의사는 통하기 마련이다. 음식과 함께 문화를 체득하러 온 것이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는 한 외국인은 한국음식 중에서 무엇을 좋아하냐고 물으니 파전을 꼽았다. 그런데 그들은 Korean Pizza라고 일컫지 '파전'이라는 단어로써 기억하지는 못했다.
이것이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한국인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까.
(2014.9.3)


콩콩이 2014-09-05 (금) 10:26
일반적으로 한국사람들은 영어에 대한 동경심? 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교육문화가 주입되어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토익, 토플, 영어잘하면 우수한사람, 인격이 뛰어난사람 등등 영어하나로 그사람을 더 높게 보게되는 그러한 환상이 있습니다. 모든 한국사람이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대다수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 마저도..
그래도 저는 한국식당을 가면 외국인 종업원들에게 무조건 한국말을 쓰곤합니다 :) 하하 뿌듯하네요 

근데 싱가포리언들 개념이 좀 없을 때가 가끔 있는 것 같아요.. 간혹가다가^^; 무대뽀정신같은? 
뭐 어느나라나 다 그런사람들이 있기나름이지많요 

글 감사합니다. 오늘 금요일 ! 근무 잘하시고 추석.. 분위기 내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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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9-05 (금) 11:59
최소한 한국식당에서는 우리말을 쓰는 게 옳지않나 생각합니다. 종업원은 교육시키면 될 테고.
어느 한국식당에서 봤습니다. 현지인이 음식을 다 먹고 문을 나설 쯤에 '안녕히 가세요'라고 주인이 말하니까 뒤를 돌아보며 웃더군요. 저는 다가가서 주인에게, 늘 이렇게 인사하세요, 하니까, 당연하죠, 하시더군요.
음식은 현지화가 돼서 자주 찾지는 않지만,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 국제화시대에 역행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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