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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Column] Tiger Beer, 술 혹은 파티 이야기

글쓴이 : Keith 날짜 : 2014-07-24 (목) 21:06 조회 : 3133
 
CYMERA_20140122_193817.jpg
[바비큐 피트에서 한 상 가득 차린 주말의 파티] 
 
흔히 싱가포르의 맥주로 알려진 타이거 비어는 APB (Asia Pacific Breweries)에서 생산하는 맥주 브랜드를 이른다. APB의 전신인 Malayan Breweries Ltd.는 1931년 F&N이라는 회사가 맥주 사업에 뛰어들면서 네덜란드의 하이네켄Heineken과 합작하여 만든 회사이고, 지난 2012년에 하이네켄이 APB 주식을 사들여 현재는 하이네켄에 의해 흡수된 상태이다. 인도네시아에 갈 때마다 즐겨 찾던 빈탕Bitang도 APB에 흡수되었으니, 타이거와 빈탕과 하이네켄은 형제지간인 셈이다. 타이거 비어의 모회사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APB의 주력제품으로 아시아 14개국에서 생산되고 있고 본사도 싱가포르에 있으니 여전히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명성을 떨칠만하다.
 
타이거 비어는 소위 ‘메이드 인 싱가포르’이지만, 다른 수입맥주에 비해 가격 면에서 메리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담배와 술에 엄청난 세금을 붙인 싱가포르 정부의 규제 때문일 것이다. 더운 날 시원한 맥주와 프라이드 치킨을 곁들인 ‘치맥’을 즐기고 싶어도 부담이 되긴 매한가지다. 한국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 이후 양계업자가 줄어든 이유도 있겠지만 갈수록 치킨 가격이 올라 한 마리에 2만원을 호가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맥주를 얼마나 들이켜냐에 달렸지만 상대적으로 싱가포르 노천식당의 치킨 값이 한국보다 싼 편이니, ‘치맥’만 놓고 보면 어슷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맥주 값만 따지면 한국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가끔씩 소주가 그리울 때가 있다. 전골이나 볶음류 혹은 씹히는 맛은 덜하지만 회라도 시켜 놓고 소주를 마시며 특유의 효과음을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다. 싱가포르의 한국식당에 가면 소주가 병 당 15불에서 20불까지 다양하다. 한국에서 3천원만 생각하다가 5배가 넘는다고 생각하면 소주 한 잔에 손이 떨릴 만도 하다. 중동의 무슬림 국가에서는 술이 금지되어서 일명 ‘싸대기’라는 밀주를 구해서 탄산수와 섞어 마시곤 했지만, 비용만큼은 고민하지 않았다. 싱가포르에서 한국이나 중동에 있을 때처럼 술과 담배를 즐긴다면 가산이 탕진할 판국이다.
 
한 번은 친구와 와인 커넥션Wine Connection에 간 적이 있다. 와인 리스트 중에서 저렴하면서도 먹을만한 와인을 선별하면 30불에도 가능하니 양으로만 따지면 외려 소주보다 싸다. 와인을 마시다가 문득 주변의 백인들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 하나. 글라스에 와인을 따른 후 담소를 즐기는 백인들의 테이블에선 좀체 와인의 양이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어라 마셔라, 취할 때까지,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술을 마시는 한국의 음주문화를 생각하면, 그들은 술을 마시기보다 외려 분위기를 즐기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서구화된 싱가포르라서 보편화된 파티 문화를 간간이 접할 기회가 있다. 주말만 되면 바비큐 피트가 파티장으로 변모하고, 1층 테라스에서 파티를 즐기는 장면도 더러 보곤 한다. 한 백인의 초대로 가게 된 그들의 소사이어티는 파티라기보다 사교모임에 다름 아니었다. 식사를 하면 웬만해서는 자리를 뜨지 않는 우리의 문화와는 달리, 선 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무궁무진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파티라기보다 ‘인맥쌓기’ 모임이 아닐까. 새삼스레 모르는 사람과 사귀는 것이 파티란 말이 실감난다. 말주변도 없을뿐더러 영어로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그들 사이에 도무지 끼어들 여지가 없어서 아직도 무척 곤혹스러웠던 자리로 기억된다.
 
음주문화는 파티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컨대, 돌잔치, 집들이, 결혼식, 장례식을 비롯한 직장인의 회식 등 어디를 가건 한 상 가득 술판이 벌어지는 한국의 파티 혹은 음주문화를 싱가포르에서 답습하다가는 빈 지갑을 각오해야 한다. 이 참에 술을 끊든, 문화적 취향을 바꾸든, 둘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4.7.24)

나니오 2014-08-04 (월) 15:08
싱가폴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려면 ,, 말씀하신대로 빈지갑을 각오해야할 것 같아요. 
싱가폴에서 음주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 친구들이랑 갈때면 많이 걱정도 되요.  ㅜ.ㅜ 
더 맛난 음식들을 즐길 수 있을텐데.. 라는 아쉬움? 
술, 담배 하는 친구들은 더 심하던데.. ㅎㅎ 
아! 처음에 맥주이야기 하셨는데요. 한국 맥주가 세계적으로 그렇게 맛이 없다고 해요! 
불만제로에선가 나왔던걸 봤었는데.. ㅎㅎ 
적당한 술자리는 참 유익한 것 같아요 ㅎㅎ
글 감사해욧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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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8-04 (월) 22:03
같은 값이면 빈탕이나 타이거를 마시겠습니다. 그래도 싱가포르 한국식당에서 한국맥주를 만나니까 반가운 마음에 찾기도 합니다.
말씀 하신 대로 적당한 술자리가 좋건만, 지난 달에도 술값으로 가산을 탕진했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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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순대 2014-08-06 (수) 14:40
하하. 제가 좋아하는 술에 대한 칼럼을 써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술값으로 들어가는 금액으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 것은 낭비가 아닙니다. 하나의 문화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마시고 즐기는 술은 자신만의 문화이며, 엔터테이먼트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싱가폴에서도 많은 외국인들이(우리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소주, 막걸리를 많이 찾습니다. 신기하게도 한국 맥주를 찾는 일은 거의, 아니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윗분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다른 나라맥주에 비해 현격하게 맛과 질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국산 술이라고 해서 반드시 애국심을 가지고 우리나라 맥주를 선택해서 마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취향대로 골라서 마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뉴스, 카톡, 여러 매체에서 Caㅌㅌ라는 맥주에 대해서 논란이 참 많습니다. 사실 제가 한국에서 그 맥주를 접하고 주인장께 다시 교체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2번째 맥주에서도 이상한 맛이 났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때 또한 기내에서 카스를 마셨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아마도 맥주에 문제가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맥주의 맛에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이때, 이러한 문제가 터지는 것이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외국인들은 신기해합니다. 한국에는 왜 맥주 종류가 2종류(?) 밖에 없는 사실에 놀랍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에서도 다양하고 고유한 맛을 가진 하우스맥주부터 시작해서 대기업에서 출시하는 다양한 맥주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합니다. 

너무나 글 감사합니다. 시원한 맥주한잔 또 생각나게 만드셨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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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8-07 (목) 07:58
칼스버그, 버드와이저,킬케니,삿뽀로 그리고 글에서 언급한 하이네켄, 빈탕, 타이거 등을 저도 좋아합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는 맥주의 종류가 그다지 많지 않네요. 아마도 소주를 즐겨 마셔서 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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