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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Column] Botanic Garden, 조깅 이야기

글쓴이 : Keith 날짜 : 2014-01-22 (수) 12:55 조회 : 3768
(네이버 블로그에서 'Lian's dream'으로 포스팅을 하고 있는데, 닉네임을 먼저 쓰시는 분이 계셔서 제가 좋아하는 재즈피아니스트 Keith Jarrett의 이름을 따서 'Keith'라고 했습니다. 딱딱한 글밖에 쓸줄을 몰라서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을 이 공간에 담아봅니다.) 


 

  싱가포르 패키지 여행상품의 단골 코스로 보타닉 가든이 포함되곤 한다. 그만큼 일반 관광객들에게 소개해줘도 좋을 만큼 볼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7년에 싱가포르에 교육차 출장을 왔을 때다. 어느 하루는 일과를 파하고 오후에 갈 만한 곳을 찾다가 호텔에 문의하니 '보타닉 가든' 투어버스가 있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려 가이드를 따라 한 바퀴 돌고 나자 잠시 쇼핑할 기회를 주더니 이내 다시 버스에 탑승하라고 한다. 그 때는 1,000여 종의 난이 있는 그 '오키드 가든The National Orchid Garden'이 보타닉 가든의 전부인줄 알았다. 이후 대략 6년 만인 작년 3월에 혼자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한 차례 더 찾은 적이 있다. 그 때는 MRT를 타고 갔다. 내려서도 한참을 걷자 비로소 옛 기억과 겹치는 오키드 가든 앞에 이르렀고, 그제서야 국립 식물원답게 보타닉 가든의 규모에 놀란 적이 있다.

  마침내 지지난 주에 조깅을 할 목적으로 다시 찾게 되었다. 싱가포르에 와서 웬만한 곳은 뛰어다녔지만 보타닉 가든은 여전히 미답지이다. 내비게이션을 켠 채 직접 차를 몰고 갔다. 이스트코스트 공원에 이어 굳이 차를 몰고 가서까지 꼭 한 번 뛰어보고 싶은 이유는 따로 있다. 20년 가까이 싱가포르에서 산 친구의 말에 의하면, 보타닉 가든은 예의 이스트 코스트 공원, 맥리치 저수지와 더불어 싱가포르의 3대 조깅코스로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조깅만 따지면 젠구아 공원, 레일웨이, 웨스트 코스트 공원, 부킷바톡 자연공원, 텡가, 싱가포르 강변도 손색이 없지만, 우선 위 세 곳은 그 명성에 걸맞게 엄청나게 많은 조깅인구가 모여든다. 소위 뛸 맛이 난다. 더 이상 고독한 주자가 아닌 것이다. 주말이면 조깅족과 자전거 마니아로 몸살을 앓는 한강변이 무색할 정도다.

  싱가포르는 정원도시로 알려진 만큼, 도시의 외관이 잘 가꿔져 있다. 아마도 그 축소판인 듯 보타닉 가든 속 오키드 가든은 형형색색의 온갖 '난'으로 뒤덮여있다. 가든을 둘러싸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큰 키로 사위를 지키고 있는 그 곳은, 코스 곳곳에 올망졸망 피어있는 난을 지켜보느라 시간가는 줄도 모른 채 망중한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제는 버스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곁에 누가 있어서 눈치 볼 것도 아니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이 번에 조깅을 하면서 느낀 점은 곳곳에 연인들만의 은밀한 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만 한갓진 곳을 가노라면 어김없이 포옹한 채 키스하는 연인들로 즐비하다. 원숭이가 뛰노는데 무섭지도 않나 보다. 먼저 이 곳을 다녀간 동료가 이르길, 저녁 무렵이면 서로의 몸을 탐하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고 하니, 가히 데이트의 명소(?)라 불릴만하다. 

  이제 길도 훤히 꿰뚫은 데다 뛰어갔다가 힘들면 되돌아오는 버스도 알기에 지난 주는 뛰어서 보타닉 가든까지 가볼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레일웨이 근처에서 급작스레 경로를 바꾸는 바람에 왕복 25km가 훌쩍 넘는 지루한 코스를 소화시켜야 했다. 물론 레일웨이에서 잔디를 밟으며 뛰는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 때 기찻길이었던 곳이라서 다소 밋밋한 것도 사실이다. 기실 레일웨이를 따라가면 보타닉 가든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도 없지는 않았다. 

  아무려나 다음 주의 목표가 생긴 셈이다. 바로, 보타닉 가든!
  (2014.1.22)

왕순대 2014-01-22 (수) 14:46
은밀한 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다는 저 글이 너무나 재미있고 저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계속 이 글을 보면서 상상하며 웃고 있는데요.. 조용한 사무실에 제 웃음 소리가 퍼져서 민망하네요.

싱가포르에 온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보타닉가든을 덥다는 이유로 한번도 가지못했어요. 제자신이 밉네요. 

저도 꼭 주말에 시간내서 운동복을 입고 한번 지그시 보타닉가든을 더듬고 와야겠습니다 : )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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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1-22 (수) 18:57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첫 글을 어떤 소재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전에 쓴 글을 옮기느니 차라리 최근의 글을 발췌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싱가포르에 머무는 동안 간간이 느낀 점을 올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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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1-25 (토) 08:11
앱에서 알림기능이 안 뜨네요. 이번 주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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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1-22 (수) 19:05
누구든 싱가포르에 대해 호, 불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조깅 만큼은 마음에 쏙 듭니다. 집 밖만 나오면 바로 뛸 수 있는 환경. 조깅이든 뭐든 운동도 열심히 하셔서 건강 유지하시길 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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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14-01-23 (목) 12:06

반갑습니다 키thㅡ 님:)
와! 저도 보타닉가든에서 조깅은 한 번도 안해봤는데! 산뜻한 자연의 내음 만끽하며 조깅하기 딱 일 것 같아요!
이스트코스트에서 밤에 조깅 좀 하다 바베큐 냄새 진동에 늘 조깅 후 치맥 꿀꺽하는 부작용이 있었거든요ㅠㅠㅠ

참, 제 외국인 친구들은 싱가폴에서 가장 좋은 장소로 늘 보타닉가든을 꼽더라구요!! 한국 친구들은 늘 마리나베이샌즈인데 말이죠:) 오키드가든에 대한 감탄의 평을 쉴새없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저도 가고 싶어졌어요:) 조깅하다 한국분들 보이시면 미소라도 지어봐야 겠어요 혹시 코닷싱 회원분들일지도 모르니 ㅋㅋㅋ

점심시간이에요! 모두들 맛점들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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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1-23 (목) 21:52
이스트 코스트는 비올 때 뛰어서 바비큐 냄새에 대한 기억은 없습니다. 바다에 점점이 떠 있던 요트가 장관이었던 날. 조깅하다 한국분인 걸 어떻게 알까요. 아무튼 '즐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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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14-01-24 (금) 09:29

리안님이라고 해야할지 키th_ 님이라고 해야할지:)
한국분들은 딱! 한 눈에 볼 수 있어요! 단, 다른 한국분들이 절 한국사람으로 보지 않을 것 같은!!!ㅋㅋㅋ

전 그럼 마라톤 태그처럼 Apple 이름표를 붙이고 뛰어볼까요? ㅋㅋㅋㅋ 얼굴은 최대한 가리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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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1-25 (토) 08:09
비행기를 타면 승무원이 꼭 위치 카인즈 오브 푸즈, 어쩌고 합니다. 서남아권으로 보니, 한국식당에 가도 서빙하는 한국아가씨가 또 영어로...
마찬가지인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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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오 2014-01-23 (목) 20:11
저도 자주 여기서 조깅해욧!! 땀도 쭉쭉 많이 흘려서 너무너무 좋아요.. (살빠지는 소리가 들리는건 저만의 착각인가요?) ^^

여튼.. 정말 넓구요. 저도 아직도 가보지 않은곳이 있어서 구석구석 돌아다녀도 너무 넓어서.. 또 가볼거에요!

지나가다가 왠지 이글 보신분들이라면 눈인사서로 같이해요!! : )

내일은 불금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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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1-23 (목) 21:55
코 막히거나 속이 더부룩하면 조깅이 특효약이죠. 물론 다이어트도.
그런데 다음은 어떤 주제로 할지 고민입니다. 커피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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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오 2014-02-10 (월) 14:45


보타닉가든에 가는 날 정말 날씨가 쨍쨍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깅을 하려고 했지만.. 그냥 잔디밭에 신문지를 깔고 보타닉가든을 구경했습니다. 걸어다닐때는 더워서 헉헉,, 거리고 있었지만, 신문지위에서 누워있으니 시원하고 좋더라구요~ ^^ 
물론 1시간도 안되서 비가 갑작스럽게 쏟아져서 철수했습니다.. 오랜만에 나오니 날씨가 방해하네요..

칼럼을 읽은 덕분에 보타닉가든 처음 다녀왔습니다 :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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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2-10 (월) 21:08
그러고 보니 거기도 넓긴 합니다. 조깅에 대한 얘기라고 해서 꼭 조깅할 필요까지는 없죠. 걸으면 또 어때요. 누워서 쉬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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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14-02-11 (화) 13:27

무료야외공연도 자주 있어요:)
요즘은 안 가봤는데 예전에 다녀온 글을 검색 해 보니 여기 있네요:)

http://korea.com.sg/bbs/board.php?bo_table=tb32&wr_id=112820#c_115178

전... 작년에 다녀온 줄 알았더니.... 2011년 이네요... 갑자기 세월의 빠름에 우울해 지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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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2-11 (화) 22:55
공연 소식 있으면 꼭 가볼게요. 보타닉 가든의 행사소식에 무뎌서. 그러고 보니 주말에 갈 때마다 뭔가를 하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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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댓글과 정보공유를 알차고 즐거운 싱가폴 생활되세요~~~ 댓글 꼭 남겨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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