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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Column] Bt Timah Reserve, 산행 이야기

글쓴이 : Keith 날짜 : 2014-04-11 (금) 12:53 조회 : 4314
 
 
CYMERA_20130929_180828_1.jpg
 
  트레킹trekking은 클라이밍climbing과 하이킹hiking의 중간형태이다. 클라이밍은 손을 쓰지 않고는 오를 수 없어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수단을 동원해야 하기에 단순히 등산이라기보다 등반(登攀)’에 가깝다. 반면, 하이킹은 건강을 위해 낮은 산을 걷거나 높은 산일지라도 완만한 등산로를 오르내리는 산행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이를 트레일Trail이라고도 한다. 그 중간에 해당하는 트레킹은 정상을 오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산의 풍광을 즐기는 여행에 가깝다. 하지만 고도 4,000 미터 전후의 산들까지 그 대상이 되니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흔히 이르는 산행은 거의 하이킹과 트레킹에 가깝다.
 
작년에 수원으로 이사를 했지만, 가족과 함께 새로 간 집에서 머문 건 고작 한 달여다. 아직은 수원이라는 도시도, 집도 낯설기만 하다. 수원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네 가지를 꼽자면, 수원화성, 수원시향, 수원왕갈비 그리고 광교산이 아닐까 싶다. 정조가 도성을 옮길 계획까지 세웠다는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등재된 곳이니 더 말할 것도 없고, 32년의 역사를 가진 수원시향(수원시립교향악단)은 금난세 씨도 지휘자를 거치면서, 뉴욕 카네기홀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연주회를 마칠 정도로 서서히 명성을 외국에까지 알리고 있으니 문화의 도시, 수원의 명물로 꼽힐 만하다. 수원왕갈비는 어떤가. 그 달착지근한 갈비 맛은 군침을 돌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외국에 머물면 가끔씩 그리울 때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를 더한다면, 광교산일 테다.
 
광교산은 용인 수지구와 수원 장안구의 경계에 있지만, 수원시 상광교동에 위치한 산으로 통한다. 지난 달 말경에 잠시 한국을 찾았을 때 광교산에 올랐다. 형제봉을 거쳐 정상인 시루봉(해발고도 582 m)까지 오르고, 상광교 버스 종점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내처 광교저수지를 끼고 다시 원점에 도착하니 대략 5 시간이 걸렸다. 봄이 성큼 다가와서인지 여기저기 진달래도 지천으로 피어 있고, 아직 산정 부근까지는 아니지만 중턱께는 이미 나무도 푸르렀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실컷 땀 흘리고 난 뒤에야 비로소 수원시민이 된 듯했다. 수원에도 광교산 능선을 따라 가면 바로 지척에 백운산도 있지만, 서울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관악산, 청계산이 서울을 둘러싸고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쉽사리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울산도 영남알프스라고 불리는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에 청도의 운문산, 밀양의 천황산까지, 태백산맥의 끝자락에 1,000 m가 넘는 고봉준령이 지근거리에 있다. 그 덕에 계절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평일에도 산행객으로 붐빈다. 설악산, 지리산, 덕유산을 빼놓을 수 없지만, 제주 한라산을 비롯하여 대구 팔달산, 광주 무등산, 부산 금정산, 인천 계양산, 목포 유달산, 원주 치악산하며, 한국의 각 도시에는 철마다 사람을 부르는 산들이 즐비하다. 그러니 어떻게 산을 나 몰라라 할 수 있을까.
 
싱가포르에 와서도 산행을 하고 싶었지만, 딱히 오를만한 산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조깅으로 만족하다가 젠구아 파크에서 데이리 팜을 지나 부킷티마 네이쳐 리저브, 소위 자연보호구역까지 뛰는 와중에 싱가포르에도 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막상 오르니 고작 해발 163 미터. 그래도 여기가 싱가포르의 최고봉이라고 한다. 부킷이 말레이어로 언덕을 뜻하니 실제로 산이랄 것도 없지만, 무수히 이어진 계단과 산길을 지날 때면 산행하는 기분이 든다. 이 곳엔 두 곳의 저수지Quarry (채석장을 뜻하는 Quarry는 티마Timah가 주석을 가리키니 아마도 주석을 캐고 난 다음에 생긴 저수지로 보여진다)가 있다. 비록 막다른 길이지만 마치 미로를 헤매듯 여길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말이면 가족이나 연인끼리 부킷티마 산을 오르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래도 한국 만큼은 아니다.
센토사 섬 앞의 마운트 파버 언덕 Mount Faber Hill’도 가볼 만한 곳이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도로도 나있고, 하버프론트에서 케이블카로도 갈 수 있는 곳이기에 접근성도 좋다. 마운트 파버는 해발 105 미터의 언덕인데, 걷기에 더 없이 좋은 코스도 많다고 한다. 바람이 있다면, 4월이 가기 전에 싱가포르 최고의 하이킹 코스로 불리는 마운트 파버 언덕을 누긋하게 걷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설렌다.
 (2014.4.11)

콩콩이 2014-04-11 (금) 13:13
싱가포르와서 크게 느낀점 중에 산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정말 신기했습니다. 한국에는 산들이 많으니깐요. 
아직 싱가포르의 동산(?)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갈 생각이 있어요. ㅎㅎ 너무 싱겁게 올라갈 것 같아서 걱정이긴한데.. ㅎ
감사합니다. 글 잘읽고 가요!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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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4-12 (토) 22:21
데이리 팜 쪽에서 오르면 그래도 가파른 곳도 있고, 무수한 계단을 딛고 서야만 오를 수 있습니다. 등산하는 맛이 나긴 합니다. 4, 5년 전 중동에 머무를 땐, 이보다 더 심했어요. 언덕조차 없이 사위가 온통 평지 일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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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오 2014-04-14 (월) 09:14
보타닉 가든도 약간 산책(?)이 가능 하지 않나요? 올라가면서 땀을 흘렸던 기억이 나서요 ㅎㅎ
한국에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서 산들이 몸살이 걸린다고하는데..ㅎㅎ : )
글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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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4-15 (화) 12:49
지난 주에 Bt Timah Summit에 한 차례 더 갔습니다. 데이리 팜 (Hillview Park) 쪽에서 올라 산길을 걷고, 계단을 오르니 벌써 정상. 약간 빠른 걸음이었지만 15분도 채 걸리지 않더군요. 동네 뒷산 혹은 옆동네 언덕쯤 이라 할까요. 그래도 산길의 안온한 느낌, 그 맑은 공기. 몸살에 걸리는 산에겐 미안하지만, 그런 산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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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순대 2014-04-17 (목) 14:29
이번주 황금연휴에는 Keith님께서는 무엇을 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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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4-17 (목) 23:49
아쉽게도 내일은 일합니다. 그래도 여느 주말처럼 조깅을 할 것이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볼 계획입니다. 뉴스에서 차가 막힌다고 하니 말레이시아를 가는 것보다 싱가포르의 미답지나 새롭게 개척할까 궁리 중입니다. 글에도 썼듯이 마운트 파버 언덕을 걸어갈까도 염두에 두고 있고. 왕순대 님도 알찬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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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순대 2014-04-21 (월) 09:09
하하. 미답지를 잘 다녀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번 연휴 알차게 먹기만 했습니다. 굿모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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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4-22 (화) 12:53
크란지 쪽으로 갔습니다. 제가 작년에 처음 조깅을 나선 코스이기도 합니다. 뭣도 모르고 'Woodlands'에 가면 엄청난 숲(?)이 있을 줄 알고, 거기를 목표를 뛰었지요. 결국 되돌아오는 길에 170번 버스를 무작정 타니 입국심사대까지 가지 뭡니까? 여권도 신분증도 없이 사정을 설명하고 되돌아 온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조호르 해협도 가보고 싶었지요.
이번에 크란지 비치를 가니 낚시터도 있고, 다소 한적하지만 혼자 머물고 오기는 좋았답니다. 낚시를 좋아했다면 더 오래 머물렀을 장소.
사진도 곁들입니다.
kranj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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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청… 2014-04-22 (화) 12:03
저는 요즘 암벽타기를 해보려고 알아보고 있습니다. 등산만큼 재미난 것이지요! :)
등산을 하면 가장 좋은 것이 풀, 나무, 흙 향이 나서 좋습니다. 산 향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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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4-22 (화) 12:55
한 때 암벽등반을 했습니다. 몸무게 줄여서 여기서도 꼭 해보고 싶네요. 소개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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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댓글과 정보공유를 알차고 즐거운 싱가폴 생활되세요~~~ 댓글 꼭 남겨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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