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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Column] MRT, 대중교통 이야기

글쓴이 : Keith 날짜 : 2014-03-25 (화) 09:18 조회 : 4485

       
         [이제는 유적으로 남겨진 Bukit Timah 기차역사]


  15
년 전에는 거의 러시아워가 없었다. 퇴근 무렵 차가 막히면 십중팔구 어디에 사고가 난 것이었다. 사방팔방으로 뚫려있는 싱가포르의 도로망은 자동차 최대량이 제한되었으니 다니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다. 다시 찾은 이 곳은, 특히 금요일 밤부터 시작되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도로가 차의 홍수다. 아침에 AYE를 타고 가는 길은 노동자를 실은 트럭과 뒤섞여 혼잡하기 이를 데 없다. 직선 차로에 끼어드는 차량은 기다려줄 줄 아는, 그것이 도로교통법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최소한 싱가포르 주민들의 운전습관은 타인을 배려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막히는 도로에서 끼어들기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출퇴근 시간에 경인고속도로의 신월 나들목이나 서부간선도로만큼은 아니지만, 싱가포르도 예전에 비해 절대적인 교통량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버스나 싱가포르 도시철도인 MRT(Singapore Mass Rapid Transit)와 같은 대중교통의 존재는 필수가 아닐까 싶다. MRT가 없는 곳은 LRT(Light Rail Transit)라는 소위 경전철도 있다. 싱가포르의 전철은 107개의 역에 총 길이가 153.2 km에 육박한다. 특이한 점을 하나 꼽자면, 대부분이 지하에 위치하다 보니 에스컬레이터가 필수일 텐데, 일반적인 에스컬레이터보다 2 배나 빠른 속도라고 한다. 처음 MRT를 타기 위해 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을 때 얼마나 빨랐던지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할 뻔했던 기억이 오롯하다.

 
한 번은 버스를 탄 적이 있다. 안내방송이 안 나오는 것은 관광객에게는 치명적이지만, 어느 정도 싱가포르에 머물면 그것은 대수가 아니다. 그런데 정류장 사이의 간격이 무척이나 짧다 보니 목적지까지 이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MRT도 한국에 비해 그다지 빠른 편은 아니다. ‘빨리 빨리가 보편화된 한국인의 정서상, 싱가포르에서 느려터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다. 그렇다고 차를 이용하려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싱가포르에는 차를 구입하기 위한 자격이 필요한데, 이를 COE(certificate of entitlement)라고 한다. COE10년 동안 싱가포르에서 차를 사용하거나 소유하기 위한 법적인 자격 혹은 일종의 면허라고 볼 수 있는데, 매 달 첫째, 셋째 월요일에 실시하는 경매에 의해 그 가격이 결정된다. 얼마 전부터 COE 경매 결정액도 엄청나게 오르는 추세다. 그래서 소나타를 사서 자가용으로 운용하려면, 작년 초만 해도 얼추 1억원 초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1 5천만원 이상을 넘게 줘야 한단다. 싱가포르에서 자가용을 가지려면, 경제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츠, 허머하며 소위 고가의 명품 자동차가 즐비한 이 곳에서 MRT를 타는 즐거움도 있다. 다양한 인종이 스스럼없이 한데 어울려 서로를 배려하는 장면도 자주 목격하고, 무엇보다 쾌적하다. 앞으로도 MRT, LRT하며 집 앞에서 가고자 하는 곳까지 쉽게 갈 수 있을 정도로 MRT를 건설하는 현장이 이 좁은 땅 곳곳에 즐비하다.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의한 환경오염을 생각한다면, 싱가포르 정부로서는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MRT는 대기오염도 없이 곳곳을 이어주며 시민들의 발 노릇을 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라 할만하다. 앞으로 2 년 후 Downtown Line이 완성이 되면 더욱 더 MRT가 보편화될 게 뻔하다. 뉴욕도, 도쿄도, 서울도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대중이 이용하기 좋은 전철이지만 싱가포르도 이에 못지 않게 일상의 교통수단으로 바뀔 듯하다.

  
레일웨이를 뛰다 보면 이제는 폐쇄된 부킷티마 역사가 나온다. 사라져 역사의 유물로 바뀐 이 역이 예전에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잇는 기차의 경유지였다. 어떤 이유로 이 기차가 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자리를 지금은 MRT가 너끈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의 MRT는 아마도 세계 어디보다 더 유망한 교통수단으로 보편화될 듯하다. 환경을 생각하는 싱가포르가 이 좋은 교통수단을 방기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2014.3.25)


콩콩이 2014-03-25 (화) 17:57
이 칼럼 덕분에 항상 많은 생각을 합니다. 뜬금 없이 궁금한게 있는데요.. 최근에 지인이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폴로 기차를 타고 온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 혹시 아시나요? 인터넷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그래도 다른분들도 아시나해서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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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3-25 (화) 20:24

한 달에 한두 번씩 JB를 가곤 합니다. Woodlands checkpoint에서도 기차역이 있구나 했고, JB Sentral에 도착한 후 City Square로 가는 길에도 기차역을 지나가서 있는 것만 알았습니다. 주로 말레이시아 기차여행할 때 이용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JB만 가지 말고, KL을 지나 페낭까지 갈 때, 이 기차를 꼭 이용해볼 생각입니다. 5 시간 이상 차를 운전해서 갔다가 다시 올 엄두가 안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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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이 2014-03-28 (금) 11:13
이전에 말레이시아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비행기를 타고 갔엇거든요..

개인 차가 없어서 자동차로는 갈 수 가 없고..

수속밟고 이것저것하면 버스와 비슷하게 걸렸지만 편안하게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나저나.. 차로 이동하시면 정말 힘드셨을 텐데.. 다음번에도 자가를 이용하실 건지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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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순대 2014-03-28 (금) 12:17
요즘 버스를 타면 식사도 주고 편안하게 갈 수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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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3-29 (토) 07:58

주말 아침에 Tuas를 이용하면 전혀 막히지 않습니다. 그래도 Woodsland 쪽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 요즘은 버스를 타고 다닙니다. 집에서 빠르면 40분, 늦어도 한 시간이면 JB Sentral에 도착하거든요.
소개해주신 사이트도 꼭 이용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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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순대 2014-03-26 (수) 09:31
MRT와 버스는 제 사랑이 되었습니다. 아직 차를 몰기에는 부담도 되는 실정이기에. 그런데 글쓴이분께서는 15년전에도 싱가폴에 오셨었는지요? 이전 칼럼에서 언듯 본적이 있었는데 자주자주 싱가폴 오셨다고 써주셨던 것같은데.. 싱가폴과 인연이 많으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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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3-29 (토) 08:04
2000년에 한 번은 한 달을, 또 한 번은 일주일을 머문 적이 있습니다. 이후 한 차례 더 올 기회가 있었고, 작년 3월부터는 쭉 있습니다. 제가 봐도 싱가포르와 인연이 깊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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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2014-03-31 (월) 12:02
아직도 저는 한국이랑 싱가폴이랑 비교할 때가 간혹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한국의 교통편이 조금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비교를 하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가끔은 이런저런 것들이 아쉽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칼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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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4-01 (화) 07:47

아마도 대중교통 때문인 듯하네요. 택시비도 만만치 않고. 차를 이용해도 ERP다 뭐다 해서 새내가는 돈도 많고. 공항에서 한줄서기 후 타는 택시 승강장은 상당히 합리적이라는 생각과, 우회전이나 유턴을 위한 도로망 등은 잘 갖춰져서 부럽기도 하던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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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오 2014-04-01 (화) 11:29
저도 에스컬레이트를 처음 이용했을때.. 빠른 속도에 난감했었는데요. 지금은 익숙해졌네요. 
한번은 에스컬레이트 내리는 곳에 사람들이 밀려서 있었는데, 빠른 에스컬레이트때문에 사고가 날뻔했었어요. 
조깅을 좋아하시나봐요 ㅎㅎ 부럽습니다.. 귀찮아서 잘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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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4-01 (화) 20:19

에스컬레이트의 속도는 저만 느낀 게 아닌가 봅니다.
한국에 있을 때 마라톤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지금의 체중과 유연함이나 심폐력 따위를 유지하려고 뛰다 보니, 조깅이 싱가포르에서는 가장 좋은 관광법이 아닌가 싶더군요. 이런저런 이유로 주말마다 뛰는 편입니다. 이곳저곳을 훑고 다니니까 새로운 게 눈에 띄어서 좋기도 하구요. 어차피 관광으로 온 게 아니니까, 투어코스는 잘 가지도 않습니다. 서울에 산다고 남산타워나 창덕궁에 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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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오 2014-04-03 (목) 17:32
아 그럼 싱가폴에 계시면서 마라톤도 뛰시나봐요?1 곧 5월에 마라톤(?) 이 열린다고는 하는데.. 되게 멋있으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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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04-04 (금) 07:43
마라톤을 한다고 다 멋있는 건 아닙니다. 아직 싱가포르에 와서 대회 출전은 못해봤는데, 꼭 도전하고 싶습니다. 마라톤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은데, 여기서 경험이 없으니 망설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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